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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서 소식
본문 시작지난 2023년 8월 내가 현장지휘팀장을 담당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그 날도 여느 여름철과 마찬가지로 덥고 습한 날씨로 인해 야외 활동 시 탈수, 열사병 위험이 높아지고, 하천이나 저수지 등에서의 수난 사고 가능성이 높아 주의를 기울이며 근무 중이었는데, 어르신이 일행과 함께 산행 후 귀가하지 않고 연락이 안 된다는 가족의 신고가 접수됐다.
평소, 어르신은 심하지 않은 치매증세를 앓고 있었으나 일행과 산행을 마치고 다시 어디론가 사라졌으며, 날은 어두워져 찾을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복합적인 위험 상황에서 즉각적인 수색과 구조활동을 전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어두워서 수색에 어려움이 있었고 아침 동이 트자마자 각 출동대와 구조대, 유관기관은 재빠르게 수색 범위를 정하고 실종자 수색을 이어갔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철원 복계산 주변에서 119구조대에 의해 어르신을 무사히 구조할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 어르신과 가족은 사례금을 전하며, 직원들과 나누어 간식을 사 먹으라며 직접 저에게 주셨으나, 나는 어르신께 ‘그 동안 우리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시고 납세의무를 다해주신 덕분에 혜택쿠폰을 1개 사용했다고 생각하시면 된다’고 말씀드리고 정중하게 거절했었다.
이후,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지난 주 금요일 갑작스럽게 인근 커피전문점에서 사무실로 전화가 와서 익명의 어르신이 30만원을 미리 결재하고, 소방관들이 먹게 해달라고 부탁했다는 전화를 받았다는 것이었다.
‘아차 2년 전 바로 오늘, 그 어르신이 잊지 않고 계셨구나’ 불현듯 생각이 났고, 커피전문점에 가서야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서장님과 상의 후 정중히 사례금을 거절하며,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 23년 8월 복계산 구조 활동에 잊지 않으시고 따뜻한 감사의 마을을 전해 주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소방의 당연한 사명이지만, 이렇게 기억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마음은 언제나 큰 힘이 됩니다. 앞으로도 건강과 행복이 늘 함께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드립니다.’
현재의 우리 사회는 빠르게 고령화 시대로 진행되며 치매 질환 어르신 실종 사고가 점차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치매는 65세 이상 인구의 약 10%가 앓고 있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인지 능력 저하로 인해 길을 잃거나 방향 감각을 상실해 실종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고, 실종 사고가 발생했을 시 조기 발견과 신속한 구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가장 가까이서 치매 노인과 생활하는 보호자들의 관심이다. 치매노인에게 위치 추적 기능이 탑재된 목걸이나 팔찌를 착용하게 하고, 외출 시 동행하거나 야간 외출을 자제하는 등 일상적인 관리가 실종 예방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